세종은 안 올랐다? 1년 반 실거래로 다시 보니 조용히 올라 있었습니다
서울과 수도권은 다시 오른다는데, 세종은 제자리라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정말 그럴까요?
2025년 1분기와 2026년 7~10월 실거래를 25평·34평으로 나눠 비교해 보니, 매매는 대장 단지를 중심으로, 전세는 생활권 단지를 중심으로 생각보다 의미 있게 올라 있었습니다.
안녕하세요 투자되지입니다.
요즘 부동산 뉴스를 보면 온통 서울과 수도권 이야기입니다. 신고가가 나왔다, 다시 불이 붙었다, 이런 소식이 연일 이어지죠. 그런데 시선을 세종으로 돌리면 분위기가 사뭇 다릅니다.
"세종은 이제 안 오른다."
"서울 오를 때 세종은 그대로다."
주변에서도 이런 말을 자주 듣는데요. 실제로 올해 세종 실거래만 들여다보면 그 말이 틀려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요?
오늘은 이 질문 하나를 붙잡고 국토교통부 실거래 자료를 처음부터 다시 들여다봤습니다. 같은 단지, 같은 평형끼리 가격을 비교했고, 평형은 실수요가 가장 두꺼운 25평(전용 59㎡대)과 34평(전용 84㎡대)으로 나눴어요. 직거래와 해제된 거래는 빼고, 조치원읍은 시장 성격이 달라 제외했습니다.
올해만 보면 멈춘 것 같지만, 시계를 조금만 돌리면 달라집니다
처음엔 저도 올해 1~3월과 지금(7~10월)을 비교해 봤습니다. 결과는 소문 그대로였어요. 25평은 51개 단지 중 오른 곳이 13개뿐이었고, 34평도 76개 중 21개에 그쳤습니다. 단지별 상승률 중간값은 둘 다 -2%대. "세종은 안 오른다"는 말이 숫자로 확인되는 것 같았죠.
그런데 기준을 딱 1년만 더 뒤로, 2025년 1~3월로 옮기자 그림이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25평은 42개 단지 중 40개가, 34평은 66개 중 61개가 올라 있었습니다. 중간값도 각각 +7.7%, +7.4%였어요.
같은 도시, 같은 시점인데 어디서부터 재느냐에 따라 "하락"이 "상승"으로 바뀐 겁니다. 이는 세종이 안 오른 것이 아니라 2025년에 한 계단 올라선 뒤, 2026년에는 그 자리를 다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해볼 수 있습니다. 올해만 잘라 보면 평평한 계단참만 보이니, 계단을 오른 사실이 잘 안 보였던 거죠.
그렇다면 그 계단을 가장 높이 오른 곳은 어디였을까요?
34평 매매는 '가장 확실한 곳'부터 올랐습니다

34평 순위를 펼쳐 보면 이름이 꽤 익숙합니다. 상위 10개 중 7개가 나성동 나릿재마을과 새롬동 새뜸마을이에요. 중심 상업지구를 끼고 있는, 세종에서 흔히 "대장"이라 부르는 단지들이죠.
그중에서도 나릿재마을3단지는 눈여겨볼 만합니다. 34평 평균 실거래가가 9억 2천만원대에서 10억 9,500만원까지 올라왔는데요. 1년 반 사이 약 1억 7천만원이 오른 셈입니다. 양쪽 구간 모두 거래가 넉넉히 쌓여 있어서, 몇 건의 튀는 거래로 만들어진 숫자도 아니에요. 1위 나릿재마을6단지는 10억을 넘겼지만, 기준 시점 거래가 2건뿐이라 참고 정도로 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이는 시장이 회복될 때 돈이 가장 확실한 곳부터 먼저 찾아간다는 전형적인 흐름으로 보입니다. 불확실한 시기일수록 사람들은 "그래도 여기는 괜찮겠지" 싶은 곳을 먼저 고르니까요.
25평 매매는 조금 더 넓게, 실수요를 따라 퍼졌습니다

25평으로 내려오면 지도가 넓어집니다. 새뜸마을2단지(+16.9%)와 10단지(+15.2%)가 상위권을 지키는 건 34평과 비슷한데요. 그 사이사이에 고운동, 다정동, 해밀동, 종촌동, 소담동 같은 생활권 단지들이 섞여 들어옵니다.
제가 가장 인상 깊게 본 곳은 8위 종촌동 가재마을5단지였어요. 순위는 화려하지 않지만, 두 구간을 합쳐 거래가 40건 넘게 쌓인 단지입니다. 3억 8천만원대에서 4억 2천만원대로, 꾸준히 거래되면서 한 칸씩 올라선 거죠.
34평이 "기대"를 따라 움직였다면, 25평은 "실제로 살 집"을 찾는 수요를 따라 넓게 퍼진 모습으로 보입니다. 대장 단지 34평이 10억을 넘어가면서, 그 아래 예산의 실수요가 25평과 생활권 단지로 옮겨 간 흐름이라고 볼 수도 있겠죠.
여기까지 보고 나니 전세 쪽이 궁금해졌습니다. 매매가 이 정도 움직였다면, 전세는 어땠을까요?
매매가 쉬는 동안, 전세는 쉬지 않았습니다
전세는 시세를 가장 잘 보여주는 순수 전세 신규 계약만 골라 같은 방식으로 비교했습니다. 결과를 보고 솔직히 좀 놀랐어요.

34평 전세는 비교 가능한 73개 단지가 하나도 빠짐없이 올랐습니다. 중간값은 +18.8%. 25평도 49개 중 48개가 올랐고 중간값은 +20.1%였어요. 매매의 2배 반이 넘습니다.
2억짜리 전세라면 1년 반 사이 약 4천만원을 더 마련해야 했다는 이야기죠. 매매 시장이 "숨 고르기"를 하는 동안, 세입자들은 전혀 쉬지 못했던 겁니다.
왜 이렇게 됐을까요? 계약 구성을 들여다보니 실마리가 하나 보였습니다.

순수 전세 계약 중 갱신 계약 비중이 24%에서 42%로 크게 늘었어요. 기존 세입자들이 이사 대신 갱신을 택하면서 시장에 새로 나오는 전세가 줄었고, 그 적은 매물에 새 수요가 몰리면서 신규 전세가가 뛰는 구조로 보입니다. 갱신하는 사람은 5% 안에서 머물지만, 새로 들어오는 사람은 그 차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되는 거죠.
그리고 전세가 오른 곳은, 매매가 오른 곳과 달랐습니다
더 흥미로운 건 전세가 많이 오른 단지들의 얼굴이었습니다.


매매 상위권을 가득 채웠던 나성동은 전세 상위권에 단 한 곳도 없습니다. 그 자리를 고운동 가락마을, 종촌동 가재마을, 한솔동 첫마을이 채웠어요. 34평은 종촌동 가재마을4단지가 1억 8천만원에서 2억 5천만원대로(+42.1%), 25평은 고운동 가락마을13단지가 1억 4,900만원에서 2억 원을 넘기며(+40.8%) 각각 1위에 올랐습니다.
공통점은 1년 반 전 전세가가 1억 5천~2억 원 안팎으로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했던 생활권이라는 점입니다. 전세 수요가 비싼 중심지보다 지금 내 예산으로 들어갈 수 있는 곳을 따라 움직였고, 그 결과 생활권 단지의 바닥이 크게 올라온 흐름으로 해석해볼 수 있겠죠. 매매가 "어디가 가장 좋은가"를 물었다면, 전세는 "어디에 지금 살 수 있는가"를 물은 셈입니다.
물론 34평 2위 산울마을7단지는 2025년 초가 입주 초기라 전세가 낮게 잡혔을 가능성이 커서, 상승률이 실제 체감보다 크게 보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두 지도가 겹치는 곳은 없을까요? 딱 두 곳이 있었습니다. 새롬동 새뜸마을2단지와 5단지예요. 25평 기준으로 매매와 전세 모두 상위 10위에 들었습니다. 사려는 사람과 살려는 사람이 동시에 찾는 단지, 기대와 실수요가 같은 방향을 가리키는 곳이라고 볼 수 있겠죠.
수도권만큼은 아니지만, 세종도 분명히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다시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서울과 수도권은 오르는데, 세종은 정말 안 오르고 있을까요?
물론 지금 시장의 중심이 수도권이라는 건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상승의 속도도, 주목도도 세종이 따라가기엔 아직 차이가 있어 보여요. 세종 매매 7%대 상승을 수도권 상급지의 움직임과 나란히 놓으면 초라해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데이터가 보여준 세종은 "제자리"가 아니었습니다.
매매는 대장 단지가 먼저 한 계단 올라섰고
25평은 실수요를 따라 넓게 퍼졌으며
전세는 생활권 단지를 중심으로 쉬지 않고 올라왔습니다
특히 전세의 움직임은 의미가 큽니다. 전세가는 매매가를 아래에서 받쳐주는 바닥이기 때문이에요. 매매가 쉬어가는 동안 전세가 20% 가까이 올라왔다는 건, 그 바닥이 그만큼 두꺼워졌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아직 이것이 다시 매매 상승으로 이어질 거라 단정하기는 이릅니다. 입주 물량이나 금리 같은 변수도 함께 지켜봐야 하니까요. 다만 분명한 건, 세종은 소리 없이 멈춰 선 도시가 아니라 조용히 계단을 올라 지금은 그 자리를 다지고 있는 도시라는 점입니다.
오늘도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세종은 2026년만 보면 멈춘 것 같지만, 2025년 1분기 대비로는 매매 25평·34평 모두 중간값 7%대 상승을 기록했고 나성동·새롬동 대장 단지가 이를 이끌었습니다.
전세는 같은 기간 중간값 19~20%로 더 가파르게 올랐고, 고운동·종촌동·한솔동 생활권 단지가 상위권을 차지했습니다. 수도권만큼은 아니어도 세종은 조용히 한 계단 올라선 뒤 다지는 중입니다.
데이터 출처: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rt.molit.go.kr). 본 글은 공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작성자의 해석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